최근까지도 마우스패드에 저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예전에 볼마우스 쓸 때는 볼에 때가 덜 끼는 재질의 마우스패드를 찾긴 했었지만
광마우스로 기술이 발전한 후부터는 웬만한 재질 위에서 (유리를 제외한)
어지간하면 센서가 별 이상 없이 잘 작동해서 였어요.
더군다나 저는 dpi를 상당히 높여서 쓰는지라
패드의 크기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유형이었어요.
그래서 가장 최근에 쓰던 마우스패드는
플라스틱 재질로 추측되는 고양이 얼굴 모양의 패드였어요.
사용 이유는 단 하나, 귀여워서...
기능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
그렇게 그냥저냥 귀여움에 만족하면서 쓰다가 사은품으로 장패드를 하나 받게 되었어요.
별다른 무늬도 없는 그냥 새까만 pc방에서 흔히 보이는 저렴한 장패드였죠.
얇은 비닐에 감싸져 있었는데 뜯어서 꺼내자마자 심한 고무냄새가 났어요.
폐타이어 냄새 같은 심각한 악취는 아니었지만 코를 콕콕 찌르는 강렬한 냄새였어요.
냄새가 너무 심해 이걸 쓸 수 있을까 싶어서 버려야 하나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받은 거라 함부로 버리기가 조금 그래서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방안은 크게 3가지더군요.
1. 일주일이나 그 이상의 오랜 기간 널어놓다 보면 냄새가 자연스럽게 빠진다.
2. 중성세제로 손세탁
3. 탈취제나 다른 향으로 덮는다.
굳이 실험 같은 걸 해볼 생각은 아니었기에 방안을 하나씩 해보지 않고
모조리 한 번에 다 써먹어 봤어요.
중성세제로 손세탁을 한 뒤,
향이 강한 손 세정제로 향을 장패드 전체에 덮고 헹굼을 하고,
한 달 동안 환기가 잘 되는 베란다 빨래 건조대에 널어났어요.
그리고 2주 뒤에 다시 킁킁거리며 맡아보니 웬걸 고무냄새는 그대로였어요.
그래서 시간이 부족했나 싶어서 다시 널어났어요.
그리고 또 2주 뒤 총 한 달이 지났어요.
이젠 널어놓은 걸 까먹고 있다가 어머니께서 저건 언제까지 널어놓냐고 말씀해 주셔서 알아차렸어요.
이쯤 되면 냄사가 좀 많이 날아갔겠거니~ 하면서 별생각 없이 코를 바짝 붙여서 냄새를 맡아보니
이건 무슨 변한 게 없어요.
약간 어이없어하며 결론을 내렸어요.
이 녀석은 도저히 실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녀석이 아니구나.
그러니 환기가 잘 되는 장소에서 쓰던가 다른 용도로 써야 되는구나.
그래서 지금 그 녀석은 1년 내내 창문이 열려있는 베란다에서 받침이 되었어요.
고무 재질의 굴곡 있는 뒷면이 미끄럼 방지 기능이 탁월해서 물건 바닥에 깔아 놓고 쓰기 좋더라구요.
그래서 장패드 냄새에 관한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냐? 아닙니다
장패드 뒷면의 미끄럼 방지 기능이 괜찮은 걸 확인하고,
키보드를 얹어 써도 괜찮은 넓은 넓이에 관심을 가진 제가,
냄새를 사은품으로 받은 저질 제품의 문제라 생각해서
조금 가격대가 있는 천연고무를 사용했다며 냄새가 덜 난다는 장패드를 사버립니다.
자세한 얘기는 다음 2편에서...